<경향신문>KTX 노인·장애인 할인 내년 축소·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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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가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KTX·새마을호 열차 요금을 10~100%까지 할인해 주는 제도가 내년부터는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은 이에 대해 “입만 열면 복지를 외치는 정부와 공기업이 실제 정책에서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7일 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사 측은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할인제도를 연말까지만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웠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할인제도가 존속되면 올해 3백10억원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제도를 폐지하거나 존치하더라도 할인율을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초 4조6천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출범, 부채에 대한 이자만 연간 2천5백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 할인제도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현재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군인 등에 대해 열차 요금을 10%에서 최고 100%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이 가운데 무궁화호·통근열차·수도권 전철과 국가유공자·군인이 이용하는 새마을호 열차 등의 할인분은 정부가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근거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상 지원 대상이 아닌 새마을호와 지난해 개통한 KTX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철도공사는 이와 관련, 정부가 관련 법 규정을 고쳐 새마을호와 KTX의 할인분에 대해서도 예산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철도 요금 할인 문제는 공사의 영업 전략인 만큼 정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의 힘겨루기 속에 사회적 약자들만 골탕을 먹게 된 것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은 할인제도 폐지 방침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이를 사회문제화할 태세다. 이모씨(66·여·대전 서구 탄방동)는 “KTX 개통 이후 무궁화호 등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열차가 크게 줄어 KTX나 새마을호 열차의 요금을 할인해주지 않는다면 열차 요금 할인혜택이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윤희일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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