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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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점자 보급하기 위해 평생 노력 2011.11.02 17:19 입력 | 2011.11.02 17:41 수정
▲송암 박두성 선생.
© 한국학중앙연구원. |
오는 11월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해 그 뜻을 기리는 것처럼, 시각장애인들은 ‘제2의 세종대왕’으로 존경받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세상에 내놓은 이날을 ‘점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1888년 인천 강화군 교동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06년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어의동보통학교의 교사로 있다가 1913년 제생원 맹아부(서울맹학교 전신) 교사로 취임하면서 시각장애학생 교육에 전념하게 된다.
송암 선생은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일어 점자로만 교육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1920년부터 한글 점자 연구에 들어갔다. 그는 1923년에 ‘조선어 점자연구위원회’라는 비밀모임을 만드는 등 7년간 연구 끝에 ‘훈맹정음’을 완성한다. 1926년 11월 4일의 일이다.
송암 선생이 ‘훈맹정음’을 내놓기 전에도 한글 점자체계는 있었다. 1894년 평양에서 시각장애인 교육을 시작한 미국인 선교사 홀이 만든 ‘조선훈맹점자’가 그것이다. 하지만 '조선훈맹점자'는 세로 2줄, 가로 2줄씩 4점으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공인된 6점식 점자체계와 달라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송암 선생은 6점식 점자체계를 도입해 ‘훈맹정음’을 만든 것이다.
송암 선생은 ‘조선어독본’을 출판하고 1931년부터 성경의 점자원판 제작에 착수해 1941년에는 점자로 된 ‘신약성서’를 완성했다. 그 뒤 그는 성서 외에도 79종에 이르는 책을 점자화하고 통신교육과 강습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한글 점자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송암 선생은 1963년 8월 향년 76세를 끝으로 삶을 마쳤다.
송암 선생이 만든 ‘훈맹정음’은 1947년 국립 맹아학교 이종덕, 전태호나 두 교사와 재학생들에 의해 한글 맞춤법에 맞춰 수정되는 등 시대에 맞게 다듬고 고쳐졌다.
특히 1993년에는 ‘한국점자연구위원회’가 발족되어 ‘개정한국점자통일안’을 마련하고 한글점자, 고문점자, 수학 및 과학점자, 컴퓨터점자기호, 점자국악보를 개정했으며, 13개국의 외국어 점자를 수립해 정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 안은 당시 문화체육부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어문규정으로 확정되었으며 1997년 12월 17일 ‘한국점자규정’을 고시하게 된다.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점자는 작고 둥근 6개의 점을 볼록하게 돌출되게 한 것으로 6개의 점이 모여 한 칸이 된다.
이 6개의 점은 세로로 3점, 가로로 2점으로 구성되며, 각 점에 1에서 6까지의 번호를 붙여 사용한다. 이 6개의 점 중에 어떤 점이 돌출하는지에 따라 63개의 각각 다른 점형이 생기며, 이 점형에 의미가 부여된 문자이다. ‘훈맹정음’을 바탕으로 한 한글점자는 초성과 모음, 종성 각각에 점형이 다르게 약속되어 있다.
▲한글점자 목록 |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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