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팬으로 매년 야구장을 찾는 이상우(지체1급, 51세)씨는 지난 29일 직장동료 5명과 사직구장을 찾았다가 불쾌감만 느꼈다.

이날 무더운 날씨임에도 북적이던 야구장 매표소에서 이 씨의 일행 중 1명은 대신 티켓을 발권하기 위해 줄을 섰다.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차례가 왔지만, 일행은 “문제가 생겼다”며 잔뜩 찌푸린 얼굴로 돌아왔다.

이유인 즉슨, 장애인 할인을 받기 위한 복지카드가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주민등록증을 가져오라고 했다는 것. 당시 주민등록증을 소지 하고 있지 않았던 이 씨는 ‘본인확인 절차가 필요한가 보다’라는 생각에 매표소로 직접 가서 발권을 부탁했다.

하지만 매표소 직원은 “주민등록증 없이는 발권이 안 된다. 복지카드로는 안되니까 주민등록증을 달라”는 답변 뿐이었다.

이씨 역시 답답했다. 평소 사직구장을 방문할 때면 복지카드를 제시한 뒤, 개인정보수집·제공동의서만 작성하고 들어가면 됐기에 갑작스런 주민등록증을 제출 요구에 황당한 것.

이 씨는 “‘복지카드도 엄연히 지방자치단체장이 발행한 신분증이다. 인적사항이 다 기록돼 있는데 왜 안 되느냐?’고 따지자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할인이 안 된다”는 똑같은 답변만이 돌아왔다“며 ”매표소 앞에는 사람들이 북적였고 죄인취급을 당한 기분이었다. 결국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발권이 되기는 했지만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업무 편람에 따르면 ‘신분증명서는 국가 및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증명서로 사진이 부착된 것에 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름, 생년월일, 사진, 발행처 등이 기재된 복지카드를 발급받아 본인의 신분을 증명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장애인이 늘고 있지만 공공기관 및 일상생활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

이씨는 “장애인복지카드도 엄연히 지방자치단체장이 발행한 것으로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 다 담겨져 있는데 신분증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큰 문제”라면서 “매표소 직원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언짢게 느끼셨다면 죄송하다. 매표원들이 수시로 바뀌다보니 표를 발권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주민등록증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지 않더라도 성명, 생일, 장애등급, 사진이 담겨있다면 발권하도록 교육을 통해 시정조치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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