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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발달장애가족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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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조회1,243회 작성일 15-04-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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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발달장애가족 현주소

        홀로 남겨질 자녀 걱정에 눈물…희망 없는 미래

        “복지제도 믿고 걱정 없이 죽을 수 있게 해 달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4-09 17:46:32
        “아파트에서 베란다 문을 열고 마음을 먹은 거요. 부모가 남아있는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돌봄 부담에 많은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비극이 잇따르고 가운데 9일 서울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는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주최로 ‘발달장애인가족 고통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할 만큼 다’ 해도 희망이 없는 미래. ‘내가 죽었을 때’ 아이 혼자 남겨질 불안으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발달장애 가족들의 절절한 호소가 이어졌다.


        (왼쪽부터)최상숙씨, 임은화, 배경민씨가 발달장애 가족들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쪽부터)최상숙씨, 임은화, 배경민씨가 발달장애 가족들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졸업하고 나면 갈 곳 없어 피눈물’

        29세 지적장애 2급인 딸을 키우고 있는 최상숙(54세, 노원구)씨는 “눈물로 고등학교 때까지 보냈는데 졸업을 하고 나니 갈 곳 없다”면서 “2~3년을 기다린 자리에서 2년 또 기다리다보니 이 나이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졸업 전 까지는 눈물로 아이를 키웠지만 졸업하고 정말로 그 때부터는 피눈물이다. 갈 곳 없는 아이를 붙잡고 24시간을 살면서 잠깐이라도 안보이면 마음이 조마조마한 건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정말 30살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복지관 이용은 39세로 정해져있다. 여기선 이유는 아이들이 가려고 할 때 갈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 씨는 “아이와 같이 연탄가스라도 들이마시고 싶은 생각을 수도 없이 한다. 말을 귀담아 들어서 한 마디라도 기억해 달라. 나라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9일 서울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가족 고통증언대회’ 전경.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9일 서울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가족 고통증언대회’ 전경. ⓒ에이블뉴스
        ‘미래에도 같은 삶 살아야…희망 없어’

        의사표현이 어려운 발달장애 자녀를 대신해 자리에 선 임은화(46세, 중랑구) 씨는 “아이가 자폐라는 사실을 알고 똑같이 자폐인이 됐다. 발달장애 아이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고 미래에도 희망이 없는 똑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 씨는 “이제 중3인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고는 아이를 데리고 죽으려고 했다. 여러 번 죽으려고 했는데 아이가 가엾어서 죽기 살기로 해보자. 해보면 뭔가 나아지겠지 하며 15살 된 시점까지 왔다”고 말했다.

        임 씨는 “나라에서 책임 안지면 저희가 책임져야 하는데 아직은 힘이 있지만 나이 먹고 늙고 힘 없으면 내가 어떤 병이 있을지도 모르고 언제 어느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학령이 이후에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고통스런 삶 살지 않길 바란다”면서 “많은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정말 최소한의 요구로 권역별로 성인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설치해달라”고 촉구했다.

        9일 서울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가족 고통증언대회’에 참석한 장애부모들 모습.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9일 서울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가족 고통증언대회’에 참석한 장애부모들 모습. ⓒ에이블뉴스
        ‘복지제도 믿고 죽을 수 있게 해달라’

        배경민(43세, 마포구)씨는 “우리 아이는 내가 없으면 물 한 모금, 밥 한 숟가락, 벌레가 물려 가려워도 긁지도 파리가 얼굴에 앉아 있어도 쫒지도 못하는 그런 아이다. 그런 아이 때문에 우리 부모는 아파도 아플 수 없고 죽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배 씨는 “그나마 학교라는 울타리에 있을 때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며 내 몸이 부서져라 아이를 돌보면 됐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우리 중증장애 아이들을 갈 곳이 없다”면서 “근 20년간 아이를 돌보느라 여기저기 안 아픈 곳 없는 부모와 부모보다 더 커진 아이가 24시간 집에서만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이날 배 씨는 “제발 이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이 졸업식이 눈물바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모들처럼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로 만들어 달라. 아프면 아이 걱정 없이 맘 놓고 병원 가 치료도 받고, 내가 죽을 때 이 나라의 복지제도를 믿고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통증언대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박원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