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집단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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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332회 작성일 22-04-28 10:35본문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집단 삭발
당사자·가족 555명…尹 당선인 국정과제 포함 요구
장혜영 의원도 삭발 동참, “정책 미루는 국회에 항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19 17:44:57
▲ 19일 오후 1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집중 결의대회’에서 삭발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에이블뉴스
전국 각지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 가족 555명이 새 정부인 윤석열 당선인 국정과제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반영하라고 촉구하며 삭발로 투쟁을 결의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19일 오후 1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부모연대에 따르면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지난 수십 년간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투쟁해왔고, 그 결과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 2014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어냈다.
또한 2018년 발달장애인 부모 209명의 삭발식, 약 3,000여명의 삼보일배, 청와대 앞 천막농성 등 투쟁 끝에 문재인 정부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률 제정과 종합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내의 지원서비스 및 정책의 부족으로 인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의 책임은 여전히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에 부모가 발달장애자녀를 살해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매년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 정부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서는 발달지연·장애 영유를 위한 국가 조기 개입’ 외에 ‘발달장애인 1일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9일 오후 1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이날 삭발 투쟁 현장에 참여한 약 300여 명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부모와 가족이 없더라도 지역사회에서 행복하게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결의를 다졌다.
“엄마는 네가 눈이 안 보이면 각막을 줄 것이고 간이 안 좋으면 간을 줄 거야. 내 아이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게 있다면 해줄 수 없는 것이 없어. 돌이 하나하나 모여 나라를 지키는 만리장성을 쌓았듯. 엄마는 부모들의 머리카락이 가닥가닥 모여 발달장애인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네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엄마가 선두주자가 될게.”(부모연대 인천지부 김윤경 부회장)
“몇 년 전에도 삭발로 투쟁을 했지만 이 나라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구나.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어 미안해. 하지만 너희들의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또 삭발을 하고 싸울 거야. 정치인들에게도 말 하고 싶어.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사람이고 국민이라는 걸. 그리고 24시간 지원체계는 우리에게는 생존을 위한 산소호흡기라는 것을.”(부모연대 인천지부 남동지회 김현미)
▲ 19일 오후 1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집중 결의대회’에서 삭발에 동참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 ⓒ에이블뉴스
삭발 결의대회에 참여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 제정을 미루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항의와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의원으로서 노력하겠다는 각오의 의지로 삭발에 동참했다.
장혜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이뤄지지 않았고 우리는 다시 거리로 나왔다. 4년 전 요구와 오늘의 요구가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에 마음이 복잡하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전에 청문회를 하다가 왔는데, 아침에는 있던 머리카락을 모두 밀고 들어가면 동료 의원들이 놀랄 것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가 자녀를 죽이고 자살하는 이런 세상이 훨씬 놀랍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치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기다. 국민의 목소리가 이곳에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바로 국민의 목소리다. 국회에 계신 동료 의원에게도 말하고 싶다. 민생 현안 중 가장 급한 것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 19일 오후 1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집중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 ⓒ에이블뉴스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최소한의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마련해 달라고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가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인가. 현재 발달장애인들은 낮시간 서비스와 주거 서비스가 없어 부모와 가족이 없으면 지원체계 없이 혹독하게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더 이상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아픔을 대물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죽음으로 이 사회를 떠나가지 않도록 내 자녀가 나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정책이 중요하겠지만, 발달장애인도 부모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만들어 줄 것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은 삭발 투쟁 결의를 마친 뒤 오후 5시 경복궁역을 지나 통인동 인수위원회 앞까지 행진했다. 이후 오는 20일 오전 10시 인수위원회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단식농성 선포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국정 과제로 발표할 때까지 단식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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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