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뉴스> 얼어죽은 장애인, ''거짓말쟁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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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죽은 장애인, ''거짓말쟁이 정부'' 즉각 활동보조인 제도를 도입하라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1.04. 02:22 지난해 12월 19일 근무력증을 앓던 조모(41, 함안군 함안면)씨가 사망했다. 얼어붙은 보일러 수도관이 터져 얼어 죽은 것. 그리고 10일 전인 지난해 12월 9일에는 사립학교법 국회상정을 앞두고 열린우리당과 팽팽한 접전을 다투던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황당한 말이 쏟아졌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몸싸움을 벌였던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배일도 의원이 같은 당 시각 장애인인 정화원 의원을 향해 "눈에 보이는 게 없잖아요. 그냥 막 뚫어 버려요"라고 농담을 했던 것. 이 뼈에 사무치는 농담은 정 의원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러나 배일도 의원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냥. 뭐 잘 안보이잖아. 그냥. 장애인을 건들면 이건 역사적으로 죄인이니까"라고.즉,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장애인인 정 의원을 다치게 하여 판세를 뒤집어보려던 속셈. 이게 바로 국회의원들의 천박한 의식 수준이다. 장애인을 이용하여 이권을 따내겠다는. 하긴 대정부 질의에서 남경필 의원은 단상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이제 못믿겠습니다.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하셔서 못 믿겠습니다." 국회의원도 국회의원더러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는 시대. 이 거짓말쟁이들은 장애인이 얼어죽고, 불에 타 죽어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룬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장애인을 차별하기에. 이 거짓말쟁이들은 중증 장애인 활동 보조인 제도 즉각 도입을 거부한다. 자기들은 얼어죽을 일이 없기에. 그런데 왜 장애인을 건드는가. 장애인을 건들면 역사적으로 죄인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역사의 죄인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장애인이 "청맹과니와 농자(2004년 2월 11일 청와대 브리핑에서)"라서? 장애인을 건들면 역사적으로 죄인 조씨 사망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장애인계는 연말 현안으로 쉴 틈 없이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분노에 찬 입술을 열었다. 제일 먼저 포문을 연 단체는 경남장애인부모회. 부모회측은 12월 22일 성명서를 통해 "삼중 고통의 세월을 사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복지적인 서비스 혜택의 미비함속에서 결국 세상을 떠나는 비운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복지 장애인복지의 현실"이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 및 현실적인 장애인수당 도입을 요구했다. 뒤이어 26일에는 서울 DPI(장애인연합)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서울 DPI는 "장애를 없애주겠다는 황우석교수의 연구에만 천문학적 연구비를 투여하면서도 장애를 장애로 만드는 사회적 장벽을 없애는데 필요한 예산은 과연 얼마나 확보되어있는지" 되물어보며, 조씨의 죽음은 "국가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서울 DPI는 "장애인이 한겨울에 보일러 동파로 국가의 책임 회피 속에 죽어가는, 최소한의 생존마저 위태로운 이 시절에, 장애인에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이 줄어들고 있다는 집단 착각 속에 장애인을 오히려 특권층으로 몰아넣으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공약으로 떠들다 폐기처분 직전"이라면서 비통해했다. 29일에는 장애인복지발전대안연대(공동대표 김재익, 아래 장대연)가 조씨의 죽음을 문제 삼았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자립생활지원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장대연은 자립생활비원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제 2의, 제 3의 얼어죽는 조씨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0일에 가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공동준비위원장 박경석, 아래 전장연)가 나섰다. ‘경남 함안 장애인 동사 사건 국가인권위 진정 및 활동보조인제도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전장연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얼어죽은 근무력증 장애인 조씨 죽음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장연은 2006년 1월 3일에도 조씨 죽음에 대한 책임을 보건복지부가 지고 공개사과해야 한다면서, 중증 장애인에 대한 즉각적인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자칫하면, 정부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한을 갖고 저 세상에 갈 수밖에 없었던 조씨의 억울한 죽음. 따지고 보면, 매년 겨울마다 중증 장애인이 얼어 죽고, 타 죽은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 셀 수 없이 많았다. 지난 3일 한겨레21에 의해 보도된 바에 의하면, 서울 쪽방촌에 살던 언어 장애인 함광원씨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방 안에서 불을 피우다 불이 번져 타죽었다. 10월25일에는 역시 쪽방촌에 살던 3급 지체 장애인인 한평희(40대 중반)씨가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그는 휠체어가 없으면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장애인이 추워서, 너무 추워서 촛불을 켜놓고 자다가 얼어 죽거나, 불에 타 죽은 사건이 뉴스 보도가 되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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