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센터 요구 받아들여 전국 최초로 설립
“창원지방검찰청의 아동학대고발센터는 반성의 산물이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출동을 해도 ‘집안일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그냥 돌아온다지만 신고라도 받는 데 견주면 검찰은 여태 아동학대가 얼마나 심한지도 몰랐고 신고 창구조차 없었습니다.”(창원지검)
“10월 26일 창원지검 검사장을 만나 아동학대의 현실에 대해 얘기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사장이 그렇게 심각하냐며 깜짝 놀라시더군요. 그러면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우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경남아동학대예방센터)
민간기구인 경남아동학대예방센터의 조성철 소장 등은 이 자리에서 “검찰이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면 사건 처리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벌금 같은 형사 처벌 말고도 수강명령 등 교육을 통해 학대의 종류나 그 범죄성을 일러주는 교육도 할 수 있겠다”고 요청했다.
이는 곧바로 받아들여져 창원지검은 지난 10일 조 소장과 곽필구 경남아동위원협의회 회장, 서정희 창원가정폭력상담소장 등 전문가 9명에게 자문위원을 맡긴 데 이어 14일 오전 11시 30분 ‘아동학대고발센터’ 현판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창원지검은 이처럼 전국 처음으로 검찰에 아동학대고발센터가 들어섬에 따라 가정폭력을 담당하는 형사제3부(김영태 부장 검사) 신지선 검사를 주임 검사로 삼고 수사관 1명도 배치한 다음 실태 파악 등을 위해 민간 전문가들과 만남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경남에서 일어난 어린이 학대 사례를 보면 창원 ㄱ씨는 지난 여름 술에 취한 채 새벽 3시께 집에서 문을 두드렸으며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ㄴ군이 제 때 문을 열지 않았다고 구둣발과 나무막대로 온몸을 마구 때렸다.
이 때 ㄱ씨는 아이 비명과 매질 소리 때문에 놀라 깨어난 이웃들이 신고를 하는 바람에 경찰에 붙들렸는데 수사 결과 ㄱ씨는 이전부터 일삼아 아들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법원에서 6개월 접근금지 처분과 사회봉사 명령 40시간을 받았다.
또 통영에서는 아버지 ㄷ씨가 집에도 자주 오지 않다가 술을 마시고 들어와 집안이 엉망이고 학교에도 잘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들 ㄹ군에게 물을 뿌린 위에 플라스틱 호스로 채찍질을 하기도 했으나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다.
신지선 주임 검사 “어른들 무지 일깨우겠다”
경남아동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어린이 학대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당하는 아이가 어리고 해코지하는 어른은 대부분 핏줄로 이어지는 관계인데다 이웃조차 학대를 여전히 집안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예방센터 관계자는 “학대에는 신체적 위해와 성적·정서적 학대는 물론 방임도 포함되는데 아동복지법에 처벌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정도가 약하다”며 “하지만 지금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를 학대하면서도 자기 행동이 범죄임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고 했다.
창원지검 신지선 검사도 “고발센터를 만들었지만 처벌이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명과 신체 위해 사안은 엄벌해야겠지만 아이를 보호·치료하고 더 이상 학대받지 않도록 하는 한편 범죄인줄 모르는 어른들의 무지를 일깨우기 위해서도 애를 쓰겠다”고 밝혔다.
창원지검은 이와 함께 지역 주민에게 아동학대의 실상과 그것이 범죄임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어린이 학대 사례별 내용과 연락처’가 적힌 딱?script sr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