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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등급제가 뭐죠?" 시민 발걸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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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539회 작성일 12-09-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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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 16일째를 맞은 광화문역 농성장 풍경
        부산 등 전국에서 올라온 중증장애인들, 농성 이어가 2012.09.05 19:14 입력 | 2012.09.05 23: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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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을 시작한 지 16일째인 5일 오후 광화문역 농성장. 오가는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10만인 엽서쓰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

        장애등급제 ·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 농성을 시작한 지 16 일째인 5일 오후 광화문역 농성장 . 천막 옆에 마련된 서명대에서 활동가들이 오가는 시민을 향해 외친다 .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 ,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시민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

         

        활동가들의 외침에 몇몇 시민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서명대 쪽으로 다가온다 서명은 대부분 오래 걸린다 . 활동가들이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전에 시민이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묻기 때문이다 .

         

        장애등급제가 뭐죠 ?”

         

        활동가들은 장애등급제는 의학적 판정 기준에 따라 장애인에게 등급을 매기고 등급에 따라 개인의 환경이나 욕구에 대한 고려없이 획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장애인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 아울러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것 자체가 반인권적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설명에 몇몇 시민은 고개를 갸웃하며 재차 묻기도 한다.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자는 것은 모든 장애인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건가요 ?” “등급이 없으면  어떻게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죠 ?”

         

        활동가들의 설명이 다시 이어진다 . 활동가들은 서비스별로 별도의 판정기준이 있기 때문에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린다.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활동가들이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애를 쓰지만, 낯선 문제를 접하고 갸우뚱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활동가들의 긴 설명이 끝나면 이들은 서명을 하고 , 이어서 각 당 대선후보에게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엽서를 구매해 즉석에서 쓴다. 한 시민은 어떤 대선후보에게 엽서를 보내는 것이 효과적인지 묻기도 한다. 활동가들은 서명을 마치고 떠나는 이들에게 연신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에 관심을 두어달라고 당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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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역 지하보도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의 필요성을 알리는 선전물을 시민에게 나눠주는 활동가의 모습.

         

        이날 농성장에서 만난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부산장차연) 조상래 공동대표(뇌병변장애 1급)는 장애등급제를 왜 폐지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정말 많다 라면서 내가 그런 질문을 받을 때에는 ' 과연 당신에게 등급이 매겨진다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 라고 되묻는데 대부분 기분이 나쁠 것' 이라고 답한다"라고 전했다.

        조 공동대표는 물론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이유를 묻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내용에 대해 서명을 하는지 알기 위해 묻는 긍정적인 분들 이라면서 “‘반면 ' 왜 장애인들이 이곳에 있느냐 ?’, ‘ 세금으로 장애인들을 먹여 살리는데 고마움을 모른다 라고 말하며 지나가는 시민도 간간이 있다 라고 덧붙였다 .

         

        조 공동대표는 지난 1 일부터 부산장차연 활동가 십여 명이 서울로 와 농성에 참여 중인데, 한 활동가는 욕창이 심해져 하루 만에 급히 부산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라면서 아직 부산에는 장애등급제 · 부양의무제 폐지가 널리 알려진 사안은 아닌데 , 이번 농성이 이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

         

        조 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게 방해하는 악법 이라면서 “물론 장애인이동권이나 교육권처럼 사람들이 대놓고 반대할 수 없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힘든 싸움이지만, 악법 중의 악법이므로 결국 없어질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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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양의무제로 고통을 받았던 경험을 토로한 부산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부귀 소장.

        조 공동대표와 함께 부산에서 올라와 농성에 참여 중인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부귀 소장(뇌병변장애 1급)은 “28 년 동안 시설에서 살다가 PC통신  동아리를 통해 만난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의 소개로 부산지역의 야학인 '장애인 참배움터'를 다니며 자립생활을 준비했다 라면서 이후 선교회에서 나처럼 뇌병변장애가 있는 장애여성을 만나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라고 소개했다.

         

        최 소장은 중증의 뇌병변장애가 있는 나와 아내가 일할 수 없어 소득이 전혀 없었으므로 둘이 부부가 되어 독립하면 당연히 수급을 받을 거로 생각했다"라면서 "하지만  부양의무제 때문에 수급을 받을 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부모님과 싸우는 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라고 회고했다 .

         

        최 소장은 결국 수급자는 될 수 없었고 국가유공자였던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뒤에야 아내가 받는 보훈연금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는 중 ”이 라면서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부양의무제로 시설에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자립하지 못하고 노인층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으므로 부양의무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두 활동가와 대화 중에도 서명대로 향하는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또 장애등급제가 무엇인지, 왜 장애인들이 폐지를 요구하는지 질문도 계속됐다. 오늘은 정부중앙청사 인근에서 법에 정해진대로 특수교사의 정원을 늘리라고 1인 시위에 참여한 예비 특수교사들과 서울 성동지역 장애인 부모들도 농성장을 찾아 서명전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열여섯째 날을 맞은 광화문역 농성장은 평온하지만 생동감이 넘쳤다. 지난달 21일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의 광화문역 진입을 막아서고 여덟 시간 넘게 감금했던 수백 명의 경찰들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서명에 동참해달라는 외침 속에, 그 필요성을 진지하게 설명해내는 과정 속에  광화문역 농성장의 활동가들은 자신의 몸에 쓰인 등급이라는 쇠사슬을 그 렇게 조금씩 벗겨 내고 있었다. 농성 천막 맞은 편에는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와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를 뜻하는 쇠사슬 그림과 이를 싹둑 잘라낼 가위 그림이 함께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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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장 맞은 편 벽에 세워놓은 선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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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장 맞은 편 벽에 세워놓은 선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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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장 맞은 편 벽에 세워놓은 선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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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중앙청사에서 1인 시위를 마친 특수 예비교사들이 광화문역 농성장을 방문해 서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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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가는 성동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 농성장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선전물을 만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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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 16일째임을 알리는 광화문역 농성 천막.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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