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물거품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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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위한 현실적 대안 없는 토론회에 실망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9-13 19:11:13
오랜기간 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됐었던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그들만의 고통으로 목 놓아 울었다. 하지만 올해부턴 희망이 생겼다.
장애인부모단체를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법제화의 요구가 거세게 일던 속, 국회에 진출한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지난 5월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것.
이어 7월에는 정부차원의 최초로 발달장애인의 실태조사가 발표됨과 동시에 최초의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이 발표되며, 발달장애인 지원정책이 태동기에 접어들고 있다.
법안의 통과를 기원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4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이하 발제련)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 발달장애인 지원대책과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발제련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한 의견 수렴을 한 뒤로 두 번째다.
첫 번째 토론회가 법의 필요성을 전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꼬집었던 시간이었다면, 이번 토론회는 장애계 전문가들이 모여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들을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기자는 토론회에 오기 전, 발달장애인법이 제정이 되기 위한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대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반면 발제를 맡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연구실장은 사회복지서비스의 내용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조기발견과 조기중재, 재활서비스, 고용 및 직업재활서비스, 주거 및 돌봄서비스, 생활체육 활성화, 출산 양육 등 발달장애인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언했다.
뒤이어 등장한 토론자들도 김 실장의 의견을 공감하며, 발달장애인 고용 등 사회서비스를 위해 보완점을 드러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일자리 조성해주고, 수익을 창출하고, 그로인해 자립, 사회참여를 할 수 있게 하는 사람다운 최소한의 권리였다.
그런데 법안이 발의만 이뤄졌을 뿐이지, 제정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라든지, 예산확보를 위한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지난 4월 총선 때 장애인계에서는 각 당에 10대 공약을 제시했고, 그 안에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이 있었다. 그만큼 장애계에서는 필수적이고, 꼭 이뤄야하는 부분임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발의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대표 발의한 김정록 의원은 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원들에게 설명을 하러 다녀야 하며, 법에 대해 배타적인 복지부의 태도에 힘들어하는 실정이다.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지만, 실효성 없이 그저 형식적인 발의로서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는 예산 확보. 국회 예산정책처의 발달장애인법 비용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동안 최소 2조 5천여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예산확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면 실효성 없는 껍데기 법안 혹은 물거품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부모들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법이 제정돼 발달장애인 지원체계의 틀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두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염원하던 발달장애인법에 대한 그들의 기대까지 꺾어버릴 셈인가?
법안이 발의된 지 45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되며, 현재 발달장애인법도 자동 상정돼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상정되 있는 50여개 법안 중에서 정작 상임위에서 다뤄지는 법안은 20개법안 정도다. 발달장애인법이 과연 상임위 테이블에서 다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질적으로 법안이 완성되려면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여, 야, 장애계, 복지부가 힘을 합쳐야만 발달장애인법 제정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석원 부회장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의 2013년도 복지부 예산에는 복지부 전체예산 가운데 38%가 발달장애분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복지가 발달되고 선진국 국가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분명 시사하고, 느끼는 바는 있다고 본다.
혹자는 법이 너무 발달장애인에게만 맞춰져있지 않느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대표발의한 김정록 의원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인 지체장애인이다. 그만큼 절실하고 꼭 필요한 법안이다.
얼마만큼 힘을 모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에 따라 발달장애인법이 가시화되는 성과를 낳을 것이다. “내가 죽으면 누가 아이를 돌볼까?”라며 하루하루 늙어가는 자신을 원망하는 부모들은 오늘도 애타게 법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법이 제정된다고 해도 당장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오랜기간 염원해온 기대를 아무런 대책없이 날려버리는 건 너무나 허무하지 않은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장애인부모단체를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법제화의 요구가 거세게 일던 속, 국회에 진출한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지난 5월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것.
이어 7월에는 정부차원의 최초로 발달장애인의 실태조사가 발표됨과 동시에 최초의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이 발표되며, 발달장애인 지원정책이 태동기에 접어들고 있다.
법안의 통과를 기원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4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이하 발제련)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 발달장애인 지원대책과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발제련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한 의견 수렴을 한 뒤로 두 번째다.
첫 번째 토론회가 법의 필요성을 전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꼬집었던 시간이었다면, 이번 토론회는 장애계 전문가들이 모여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들을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기자는 토론회에 오기 전, 발달장애인법이 제정이 되기 위한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대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반면 발제를 맡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연구실장은 사회복지서비스의 내용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조기발견과 조기중재, 재활서비스, 고용 및 직업재활서비스, 주거 및 돌봄서비스, 생활체육 활성화, 출산 양육 등 발달장애인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언했다.
뒤이어 등장한 토론자들도 김 실장의 의견을 공감하며, 발달장애인 고용 등 사회서비스를 위해 보완점을 드러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일자리 조성해주고, 수익을 창출하고, 그로인해 자립, 사회참여를 할 수 있게 하는 사람다운 최소한의 권리였다.
그런데 법안이 발의만 이뤄졌을 뿐이지, 제정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라든지, 예산확보를 위한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지난 4월 총선 때 장애인계에서는 각 당에 10대 공약을 제시했고, 그 안에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이 있었다. 그만큼 장애계에서는 필수적이고, 꼭 이뤄야하는 부분임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발의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대표 발의한 김정록 의원은 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원들에게 설명을 하러 다녀야 하며, 법에 대해 배타적인 복지부의 태도에 힘들어하는 실정이다.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지만, 실효성 없이 그저 형식적인 발의로서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는 예산 확보. 국회 예산정책처의 발달장애인법 비용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동안 최소 2조 5천여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예산확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면 실효성 없는 껍데기 법안 혹은 물거품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부모들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법이 제정돼 발달장애인 지원체계의 틀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두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염원하던 발달장애인법에 대한 그들의 기대까지 꺾어버릴 셈인가?
법안이 발의된 지 45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되며, 현재 발달장애인법도 자동 상정돼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상정되 있는 50여개 법안 중에서 정작 상임위에서 다뤄지는 법안은 20개법안 정도다. 발달장애인법이 과연 상임위 테이블에서 다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질적으로 법안이 완성되려면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여, 야, 장애계, 복지부가 힘을 합쳐야만 발달장애인법 제정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석원 부회장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의 2013년도 복지부 예산에는 복지부 전체예산 가운데 38%가 발달장애분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복지가 발달되고 선진국 국가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분명 시사하고, 느끼는 바는 있다고 본다.
혹자는 법이 너무 발달장애인에게만 맞춰져있지 않느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대표발의한 김정록 의원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인 지체장애인이다. 그만큼 절실하고 꼭 필요한 법안이다.
얼마만큼 힘을 모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에 따라 발달장애인법이 가시화되는 성과를 낳을 것이다. “내가 죽으면 누가 아이를 돌볼까?”라며 하루하루 늙어가는 자신을 원망하는 부모들은 오늘도 애타게 법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법이 제정된다고 해도 당장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오랜기간 염원해온 기대를 아무런 대책없이 날려버리는 건 너무나 허무하지 않은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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