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니기 너무 힘들어요"…고개숙인 장애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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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차별 등 고충 안고있어…"개선책 시급"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
#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통합학급에서 일반 학생들과 수업을 받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장애인 A양에게는 고민이 태산같다.
철저히 일반학생들에게 맞춰져있는 학급시설에 공부조차 따라갈 수 없는 것. 앞이 잘 보이지 않는 A양에게 앞자리로 배정해줬음에도 칠판에 글씨는 그녀에게 그저 꼬부랑 글씨에 지나지 않고 시험을 볼때도 점자가 없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철저히 일반학생들에게 맞춰져있는 학급시설에 공부조차 따라갈 수 없는 것. 앞이 잘 보이지 않는 A양에게 앞자리로 배정해줬음에도 칠판에 글씨는 그녀에게 그저 꼬부랑 글씨에 지나지 않고 시험을 볼때도 점자가 없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또한 그러한 A양에게 “그러기에 장애인이 왜 일반학교로 오고 그래?”, “특수학교나 갈것이지” 등 같은반 학생들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에 오늘도 그녀는 학교생활이 너무나 힘든 지옥과도 같다.
전국 초중고교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법을 위반하며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 초중고 10곳중 3곳은 장애인 편의시설 '부재중'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4월11일부터 모든 초·중·고에 점자블록, 경사로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법을 위반하며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하균의원(미래희망연대)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5390곳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현재 평균 64.4%에 그쳤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전국 초·중·고의 경우는 지난 2009년 4월11일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설치율이 86.1%밖에 안 되고 있는 것.
편의시설 항목별로는 시각장애인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 음성안내장치, 전자문자안내판 등 유도 및 안내 설비의 설치율이 38%로 가장 낮았으며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이 89.4%로 가장 높았다.
편의시설이 설치된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39.3%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대구광역시가 99.8%로 편의시설 설치율이 가장 높았다.
◇ "정당한 편의제공 누려야 할 학생들이…한숨만"
이에 장애계에서는 어린 장애인의 정당한 편의제공이 해결되지 않은 부분에 뿔이 단단히 났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제8조 제3호에서는 교육책임자가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기관 내 교실 등 학습시설 및 화장실, 식당 등 교육활동에 필요한 모든 공간에서 이동하거나 그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설비 및 이동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도 올해 4월11일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교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고 있어 한숨만 나온다는 실정.
장애인차별금지법추진연대(이하 장추련) 박김영희 국장은 “장애인의 정당한 편의제공인데 왜 아직 안되있는지 답답한 실정”이라며 “장애유형별로 편의시설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장추련이 직접 학교들을 모니터링 한 결과 한 학교에 장애인 화장실이 1곳만 있는 경우도 있었고 시각장애인의 경우 확대경과 점자 시험지가 제공되지 않아 학교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는 불편함이 토로하고 있었다는 것.
박김 국장은 이어 “엘레베이터가 설치가 되있다고 해도 특활시간등 다른 학급으로 이동을 해야할 때 그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안되있어 부모가 업고 올라가야하는 경우도 있다”며 “각 학교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따돌림 당하는 장애학생들…"인식개선부터 필수"
한편 일각에서는 장애인 편의시설 확보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깊히 박혀있는 장애인 차별인식부터 뿌리뽑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통학학급의 수업을 듣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일반학생들로 하여금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을 당하고 있어 부모들의 근심 또한 크다는 것.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이하 한시이연)가 장애인 학생들을 직접 면담한 결과 비교적 장애가 덜한 경증장애학생인 경우에는 차별이 두려워 일부러 장애인임을 알리지 않고 정상학생인 척 생활하고 있었다.
특히 B장애학생의 경우에는 장애인인 이유만으로 반 아이들이 휴지와 쓰레기 등을 던지는 등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 교육이 너무나 부족한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직접 학생들을 면담한 한시여연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학생들이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을 당하고 있었고 경증장애학생들은 그것이 두려워 일부러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함께 생활하는 정상 학생들도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수 있는 상황임에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안되있는게 현실”이라며 “장애인을 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하균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존재함에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이 낮은 근본적인 이유는 예산 문제도 있지만 장애인차별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며 "교과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나 장애인차별문제에 대한 인식 향상과 장애인 편의시설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과부는 이 같은 비판들을 수긍하고 장애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교과부 특수교육과 관계자는 “장애인 차별문제는 충분히 학교안에서 있을수는 있는 내용이지만 일반학생 사이에서도 따돌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며 “차별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범국민 장애인식개선과제를 통해 아이들에게 장애인식을 뿌리심도록 하고 있고 실제로 면담해보면 장애인식 개선됐다는것을 충분히 느낄수 있을정도 라는 것.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도 차별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교과부의 노력은 더욱더 필요한 부분인거 같다”며 “일회성에 지나지 않게 더많은 홍보를 통해 아이들이 차별에 대한 인식교육을 할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s-repor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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