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운동의 답은 현장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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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는 날' 김도현 편집장 진행 2011.05.18 23:55 입력 | 2011.05.20 22:33 수정
▲'함께 웃는 날' 김도현 편집장이 장애인운동사와 장차법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장애인운동사와 장차법에 대한 강의가 계간지 ‘함께 웃는 날’ 김도현 편집장의 ‘지금이 있기까지’라는 제목으로 18일 이룸센터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강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을 주제로 열리는 연속 강좌의 세 번째 순서다.
김 편집장은 “장애인운동 30년의 역사는 대중과 호흡하며 장애인 인권을 일궈왔던 투쟁 단위들의 흥망성쇠와 흐름을 같이 한다”라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김 편집장은 한국 장애인운동의 역사를 다섯 시기로 구분하고 시기별로 제정된 법률을 소개하며 강의를 진행했다.
김 편집장은 “87년 이전은 장애인운동의 맹아기”라면서 우리나라 법률로서 최초로 ‘장애’라는 단어가 등장한 ‘심신장애자복지법’이 81년에 제정됐다고 밝혔다.
87~93년을 태동기로 본 김 편집장은 “대중적인 장애인운동은 8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편집장은 “87년은 변혁의 에너지가 가장 충만해 있던 시기”라며 “서구에서 장애인운동이 68혁명을 통해 태동했다면, 우리나라의 장애인운동은 87년의 사회 변혁적인 분위기 속에서 태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90년을 전후해 ‘장애인복지법’으로의 개정과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등 장애인의 복지와 노동에 대한 포괄적인 법률이 만들어진 바 있다.
김 편집장은 94~2000년은 대중화 및 단절기 설명했다.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한 대중화에 이어 장애인운동이 잠시 멈추는 시기”였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장애인의 교육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특수교육진흥법’이 전면 개정되고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다루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 제정됐다. 그리고 장애인고용촉진법이 개정되어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이 만들어졌다.
김 편집장은 이 시기를 “운동의 모델이 됐던 사회주의 세력이 무너지고 국내에선 가시적인 적으로서 군사독재가 무너지는 등 민중 운동이 약화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가 한국장애인연맹과 통합되면서 97년 이후 2~3년간 현장 투쟁이 사라지다시피 하는 상황을 겪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도현 편집장이 장애인운동의 시기를 나눠 설명하는 모습. |
김 편집장은 2001~2007년은 장애인운동이 부활해 전성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2~3년의 휴지기 이후 반전의 역사가 쓰였다”라면서 “예전보다 많은 중증장애인이 거리로 나오며 폭발적인 이동권 투쟁이 벌어졌으며, 무수히 많은 대중 투쟁이 벌어지면서 그 성과들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2007년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고 활동보조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바 있다.
김 편집장은 “이 시기는 사안별 공대위가 무수하게 많이 활동했던 시기”라면서 “이들이 수렴됐던 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준비위원회로 활동하다 지난 2007년 10월 출범한 바 있다.
2008년 이후를 전환 및 조정기로 본 김 편집장은 “장애인운동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숨을 고르고 있는 조정기”라고 최근 상황을 평가했다. 현재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올바른 개정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발달장애인지원법’ 등의 제정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김 편집장은 “2000년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된 시점”이라면서 이후 7년여 기간 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격차가 예전보다는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편집장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꽁무니까지 따라온 정도로 남아 있는 것이 상식이 됐다"라면서 “사회 통념과 상식을 깨지 않고서는 쉽게 전진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편집장은 "장애인운동 시기마다 주요한 법률문제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
장애인운동의 역사 설명에 이어 김 편집장은 ‘장애인운동이 살아남는 방법’도 제시했다. 김 편집장은 첫 번째로 “장애인운동의 답은 현장밖에 없다”라면서 “지역사회에서 투쟁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며, 그런 점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장애인운동과 다른 운동이 동등하게 함께 하는 연대’를 강조했다. 김 편집장은 “우리가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계를 다 같이 밀어올려야 한다. 전체 복지서비스가 개판인데 장애인만 나아질 수는 없다.”라면서 “어떻게 힘을 합쳐서 사회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김 편집장은 ‘상호의존의 가치가 결합한 Independence(자립)운동의 전개’를 제안했다. 김 편집장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자립이라는 자립생활운동의 개념으로 정신장애인의 자립을 설명해낼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의존과 자립은 반대 개념이지만, 이분법을 가로질러 가는 것이 상호의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자립생활운동은 혼자 어떻게 잘 설까가 아니라 서로 어떻게 잘 기대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라면서 “상호의존의 가치를 포함하는 자립생활운동을 해야 정신장애인의 자립 문제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장차법를 주제로 계속되고 있는 ‘열린 강좌 8강’의 다음 강의는 노동권과 장차법을 주제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남용현 선임연구원이 6월 1일 늦은 6시 30분 이룸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비마이너 정대성 기자 jds@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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