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6 - 기쁨과 감성으로 젖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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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과 감성으로 젖은 날이다 - 여섯째날입니다
-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6
- 2011.03.17 23:33 입력 | 2011.03.18 02:58 수정
▲우리 가족과 해운대구의원 화덕헌 씨. |
아침 일찍 부산에서 KBS부산 가족앨범팀이 올라왔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사는 모습을 찍는다고 보강촬영차 왔다. 장애인 가족으로, 아니 부모로서 자녀가 장애인일 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촬영일정으로 오늘은 많은 거리를 나아가진 못했다.
기분 좋은 하루다. 여섯 날을 걷는 동안 부모들의 연대가 활발하지는 못했다. 밀양시청에서 경남장애인부모회의 많은 회원이 연대, 격려차 찾아왔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니, 부모님들이 우리 부자의 마음을 아는지 많은 지지를 보낸다.
균도가 생활하는 반여복지관 선생님의 노력으로 밀양복지관과 연대가 되어 밀양복지관 주간보호 친구들이 노란 풍선을 가지고 환영행사를 해준다. 그들 스스로 친구이듯이 우리 부모들도 다 친구다.
마음을 따뜻하게 가지고 오늘 오후 2시가 되어서 밀양시청을 출발해 짧은 거리이지만, 청도 초입을 향해 나아간다. 오늘 걷는 길은 부산 해운대에서 지인 8명과 밀양으로 이주한 주리 엄마와 같이 길을 헤쳐나간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기분이 참 좋다. 연대의 기쁨을 느낀다. 균도는 엄마가 하루 찾아오니 기분이 들떠 있다. 균도엄마는 나를 보고 아이 관리 안 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봄볕에 아이 얼굴이 많이 탔다고, 눈을 흘긴다. 얼굴에 선크림 발라주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
아이와 남편을 40일 떠나보내고 떠난 지 6일 만에 아들을 보니 마음이 불편한 모양이다. 균도엄마는 강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생업에 열중하지 않는 나 대신 억척거리며 사는 모습에 미안한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의 탄 모습에 크림을 바라주면서 눈물 흘린다. 아무튼 오늘은 기쁨과 감성으로 젖은 날이다. 엄마의 사랑이 무뚝뚝한 아빠와 비길쏘냐!
하루를 정리하는 이 순간, 오늘 연대한 분들의 감성 때문에 글이 나아가질 않는다. 중앙일보에 우리 부자의 이야기가 났다. 그 까닭에 여러 곳에서 방송 인터뷰가 쇄도한다. 발달장애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읍소한다. 기획하는 우리 부자보다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서울까지 가는 동안에 더 많은 이슈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한다. 내일 새벽에는 서울방송 인터뷰가 있어 일찍 잠을 청해야겠다. 기분 좋은 하루가 모여 모두가 관심을 갖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 이야기는 다음 주 수요일(23일) 7시55분 KBS부산 1TV에서 방송된단다.
숨길 수밖에 없었던 우리 가족 이야기를 내려놓기가 조금은 부끄럽지만,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을 타인에게 보여주어 그 애환을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연대하신 경남장애인부모회(밀양, 합천, 진주, 창원, 함안)와 밀양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부간보호 이용자 그리고 관장님과 복지사 선생님, 부산장애인부모회 강경채 회장님 외 열 분, 진보신당 기장해운대당협 여덟 분….
많은 사람이 모여 짧지만, 아름다운 길을 걸어갔다.
▲엄마와 담소하는 균도. |
▲연대 모습. 밀양~유천역 |
▲발달장애인 균도와 함께… |
▲유천역(상동역)에서 헤어지면서. |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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