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7 - 많은 장애인가족의 염원을 담아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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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장애인가족의 염원을 담아 길을 걷는다.
-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7
일곱째날(3월18일) 경남밀양상동면~경북청도 청도읍 장터 15km - 2011.03.18 22:09 입력 | 2011.03.18 23:16 수정
▲밀양시청에서의 환영인파. |
아침에 서울방송 작가에게서 모닝콜을 받았다. 시간이 6시다. SBS 전망대라는 프로그램이다. 사투리억양으로 또 생방송 인터뷰를 마쳤다.
균도도 일어났다. 일찍 시작해야겠다. 며칠간의 이동으로 둘 다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터이다. 3월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춥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여정에 손이 시리다.
균도 얼굴도 많이 텄다. 어제 아내에게 욕 들은 것이 무리는 아니다 싶다. 청도에 도착하는 즉시 균도가 바를 수 있는 약이랑 젤 타입 로션을 사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가는 길에 아침을 해결하는데 균도를 유심히 쳐다보는 식당 주인이 나보고 욕본다고 한다. 그렇지만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아이들 둔 까닭에 멋진 여행을 하고 관심을 받고 있다고….
다리를 넘어서니 청도다. 가는 길이 평지라서 차와 사고 위험성이 많아 균도의 손을 꼭 붙잡고 걷고 있다. 일주일째가 지나가니, 몸에 조금 무리라 생각되는 구간도 있다. 쉬는 횟수가 잦아진다. 그렇지만 목적이 있고 다른 이의 희망을 안고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가볍다.
청도읍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누군가 차에서 내려 "균도 맞지요?"라고 묻는다. 어찌 알지? 공문을 봤단다. 역시 연대의 힘이 무섭구나. 근처 장애인협회에서 지나가다 우리 보고 식사하고 가라고 한다. 고마웠다. 협회장과 커피 한 잔을 하고 나섰다.
지체장애가 있는 회장님은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려한다. 노동력을 거의 상실한 우리 발달장애인에게 사회적 책임이 더 많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청도군 장애인협회는 발달장애인이 없단다. 있다고 해도 균도같은 중증장애인은 도시가 작은 까닭에 찾아보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교육문제 때문에라도 균도같은 장애인들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청도군은 전체 인구가 5만 명이 겨우 되는 소도시군이다. 근데 마음만은 푸근한 도시다.
오늘은 함께가는 대구부모회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 일행이 들어오는 토요일 오후부터 많은 연대를 기획하고 있단다. 기대된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대구지역에서 많은 문자가 온다.
오늘 문자 중에서 가슴 절절하고 감동이 우러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리 아이가 고3입니다. 중증장애입니다. 졸업 후 갈 곳이 없습니다. 학교처럼 좋은 시설에서 평생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대구 지산동에서
우리에게 힘을 가질 수 있게 용기를 주어서 감사합니다. 힘을 내세요. 아자 아자 화이팅!!! 고맙습니다.
내가 내 아이 곁에 있을 수 없는 날을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가슴이 아픕니다. 이진섭아버님 힘내세요. 누군가 꼭! 해야만 되는 일, 하지만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대구에서 정은맘
함께 못해 죄송함다. 힘내시고 끝까지 완주하도록 마음 모아 기도할게요… 시지예진맘
균도 아버님~기다리던 사람을 만나듯이 길가다가 너무나 반가워 차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따뜻한 밥 대접하려고 했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했어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장애아를 둔 모든 부모님이 아버님같은 마음이라면 세상은 장애 유형을 막론하고 장애인이 살기 좋은 행복한 세상이 될 터인데, 그날이 올 때까지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청도장애인연합회(장애인복지회관) 함께 사진 찍은 총무 최말숙입니다. 목표지점까지 화이팅입니다….
이렇게 많은 염원을 담아 제가 이 길을 걸어갑니다. 모든 장애인가족의 염원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갑니다. 오늘은 유명인이 되어 가는 균도랑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청도장애인회관에서. |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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