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9 - 같이 걷는 이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페이지 정보
본문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9
아홉째날(3월20일) 대구 가창~대구시청 13km
2011.03.21 00:26 입력 | 2011.03.21 01:44 수정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부산서 출발하고 나서 비는 처음이다. 황사비란다. 갈등이 생긴다. 어제 무리해서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 일정에 차질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아침부터 대구 장애인부모회에서 연락이 왔다. 이곳에 와서 같이 걸으려고 온단다. 비가 오는데도 길을 나선다. 저녁에 무척이나 피곤해서 자던 균도도 나가자고 한다. 그래 가자~ 비가 와도 우리는 간다!!
비가 와서 배낭 두 개를 차에 옮기고 우산을 사서 몸띠를 두르고 대구 일정을 소화하러 다닌다. 비가 조금씩 내려 오히려 걷는 데는 수월하다. 대구 중심가를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런데 외롭지 않다. 걸어오는 길 같이 오는 사람이 있어 더욱 힘이 난다.
▲대구 상징 228공원. |
비가 오는데도 많은 대구 부모회원들이 연대한다. 오는 길 둘이서 걸으면 외로움도 느끼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길 자체가 나에게는 행복이다.
살면서 많은 이야기를 가지지 않고 살았다. 이번 여행은 많은 것을 느끼고, 가지고 간다.
많은 사람의 관심이 나를 더 힘을 가지게 한다. 나름대로 힘이 드는 하루지만, 비가 와도 간다고 생각하니 어깨마저 가볍다.
모텔에는 먹을 것이 가득하다. 균도는 너무 행복하다고 입으로 느끼고 있다.ㅋㅋㅋ 나는 많은 사람이 우리를 찾아 와서 온종일 행복하다. 시작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지만,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지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발달장애인지원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조례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의지가 있다면 쉽게 통과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 아이들은 학령기가 지나면 사실상 방치된다. 학교 다닐 때는 모르지만, 졸업하고 나면 현실이 되고 만다. 나는 역설한다. 우리 부모들이 진심으로 필요하고 행동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부모 여러분! 지금부터 준비해야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느끼고 나면 늦습니다. 균도가 걸어가는 이길 반드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즐겁고 순수한 균도같은 아이가 우리와 같이 사회에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가 앞장서고,
아빠들이 앞장섭시다. 사랑하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늦은 시간 균도와 나를 위해서 같이 모여주시고, 하루종일 같이 생활하신 대구 부모회 홍혜주 부회장님 이하 모든 분 사랑합니다!
▲대구시청에서. |
▲대구 중심가에서. |
▲저녁 시간 많이 모인 대구 부모회원과 함께. |
▲아빠의 중요성을 알린다. |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