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장애인 보호자를 위한 '보호자 휴식'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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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장애인 보호자를 위한 '보호자 휴식' 제도 | ||||
[해외의 장애우] 배상억의 영국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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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상억 l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Management in Special Education’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애아동을 보살피고 교육하는 일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3년 동안 장애아동을 가진 부모로서 가장 힘든 부분 중의 하나는 부모 중 누구 하나가 장애 아동의 교육, 치료, 그리고 일상 생활을 돌보기 위해 온전히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해야 한다는 현실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장애 아동의 복지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보호자의 복지수준까지 감안하는 정책이 많이 부족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다른 북유럽 국가와 비교해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영국의 장애 복지 지원 정책 중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자를 위한 복지 증진 정책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보호자의 건강, 심리 상태, 재정 지원 등을 위해 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법률 입안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그 실례 중의 하나가 보호자 휴식 (Respite Service:레스파이트 서비스)제도이다. 이것은 만성 환자나 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일시적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인력 및 시설을 통해 장애인을 돌보는 서비스다. 이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는 보호자에게 일시적인 휴식을 통하여 장애인을 돌보면서 지친 심신 상태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 정부의 관할 부서에 서비스 혜택을 위해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방 정부 소속의 사회 복지 팀에 의해 실시되는 심사 과정을 통해 장애인과 그 보호자의 건강 상태, 생활 환경을 고려하여 서비스 혜택 적격 여부 및 해당 장애인에게 가장 적절한 형태의 서비스를 결정한다. 최근 영국에서도 경기 침체로 인해 각 지방 정부에서 긴축 재정을 실시하는 까닭에 보호자 휴식 서비스(Respite Service)의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여 장애 아동의 부모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민간자선단체의 서비스도 활발한 편이라 정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레스파이트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보호자 휴식 제도(Respite Service)가 제공되는데, 그 중 가장 보편적인 서비스는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이 직접 장애인 가정을 방문하여 보호자 대신 장애인을 돌보는 서비스이다. 대부분의 장애아를 가진 부모가 그렇듯이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그다지 마음 편한 일이 아니므로 부모를 대신할 전문인력을 뽑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작업을 돕기 위해 지방 정부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민간 서비스 기관에서 전문인력의 신상 정보 및 경력을 조회한 후 부모가 직접 전문인력을 선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다른 형태의 서비스 방식의 하나는 주거 보호 시설(Residential Homes:레지덴셜 홈)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장애인이 자기 집을 떠나 특별한 장소에서 돌봄을 받는 서비스 형태이다. 주로 주말이나 짧은 휴가 기간 동안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이며, 특별히 아이들의 경우 주말에 부모의 곁을 떠나 생활하면서 독립심도 키울 수 있으며 새로운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과 사회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이외에도 민간 자선 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자 휴식 제도(Respite Service)도 잘 발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준현이가 격월 단위로 이용하는 도토리(Acorns)라는 이름의 민간 자선 단체는 특별히 중증 장애 아동과 그 가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학기 중간 방학(Half Term)기간 중에 준현이가 2박 3일 일정으로 도토리에서 지내고 있다. 이 시간을 통해 나와 아내는 밀린 공부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정말 요긴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고, 준현이는 부모와 떨어져 집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다른 사회를 경험하고, 연령에 맞는 대우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번 레스파이트 서비스를 받으며, 우리가 영국에서 경험하고 있는 장애아동의 사회복지란 이렇게 부모의 피곤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며 의무를 나누어 주는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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