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삭발은, 아이들을 지역사회에 내놓기 위한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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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삭발은, 아이들을 지역사회에 내놓기 위한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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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녀 부모 49명, ''예산 보장'' 촉구하며 집단 삭발
"우리의 요구는 우리가 낸 세금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쓰라는 것" - 2010.08.31 19:40 입력 | 2010.09.01 11:37 수정
▲장애아동과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라고 촉구하며 31일 늦은 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장애자녀 부모 49명이 집단 삭발했다. |
"더 이상 울지 마십시오. 오늘 우리의 삭발은 우리 아이들을 지역사회에 당당히 내놓기 위한 항의입니다."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윤종술 상임공동대표의 말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는 31일 늦은 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장애자녀 부모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장애자녀 부모 49명이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부모연대는 현재 장애아동 재활치료 돌봄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4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계당국으로부터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부모연대는 "우리가 장애아동을 양육하며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세상에 알리고 장애인 인권을 외면하는 현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고자 한다"라며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참가자들이 흐느끼고 있다. |
▲삭발을 마친 장애자녀 부모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이날 삭발이 시작되자, 삭발식에 참여한 장애자녀 부모들은 그간의 고통이 되살아나는 듯 눈물을 흘리거나 눈을 감았다. 이를 지켜보는 참가자들도 비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삼켰다.
삭발을 마치고 난 후 최석윤 서울지부장은 "삭발식을 진행할 때 다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는데 오늘 흘린 눈물은 탄식의 눈물이 아니라 분노의 눈물, 장애인을 애완견 키우듯이 대하는 것들을 깨뜨리는 눈물이 되면 좋겠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박성희 충남지부장은 "인권위에서 함께 있던 아이가 개학해서 어제 내려갔는데, 그 아이가 ''누구 때문에 내가 장애인으로 태어났느냐?''라고 물었을 때 ''나 때문이 아니야''라고 대답할 수는 있겠지만, 아이가 ''장애인으로 태어난 나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느냐?''라고 물었을 때 답할 말을 찾기 위해 여기에 함께 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기에서 고민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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