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카드가 시각장애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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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표시 없어 주민등록증, 신용카드와 구별 불가 인권위 "장애로 인한 차별"…복지부에 개선 권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8-25 16:30:41
▲시각장애인은 장애인복지카드에 점자 표시가 없어 주민등록증이나 신용카드와 구별할 수 없다. ⓒ에이블뉴스 등록한 장애인임을 확인시켜주는 장애인복지카드. 재질은 플라스틱이며 규격은 가로 8.6cm, 세로 5.4m로 주민등록증 및 기타 신용카드와 재질, 규격이 같다. 눈을 감고 장애인복지카드, 주민등록증, 신용카드를 구별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각장애가 없는 사람에겐 그런가보다 넘어갈 수 있겠지만 시각장애인에겐 개선이 절실하다. 장애인복지카드라고 식별할 수 있는 점자 표시만 되어 있다면 충분히 시각장애인도 장애인복지카드를 확실히 구별해낼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중증시각장애인의 진정을 받아들여 점자 표시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식별하기 어려운 장애인복지카드는 장애인 차별이라고 결정하고,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시정을 권고했다. 장애인복지카드 앞뒷면에 미세문자, 레인보우 인쇄 등 5개 위·변조 방지요소가 있고, 글자가 표기된 공간 외에 점자표시가 가능한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다는 복지부측의 변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권위는 헌법 제11조 1항은 법 앞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고, 장애인복지법 제22조 5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각장애인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점자도서와 음성도서 등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거를 찾았다. 또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법 제4조는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인용했다. 특히 인권위는 중증시각장애인이 장애인등록증을 이용해 각종 행정절차 및 서비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시해 관리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아 사용해야하는데, 이때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출되거나 범죄에 악용될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권위는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장애인등록증을 발급함으로써 중증시각장애인들은 장애인등록증의 내용을 인식하고 행정절차 및 서비스에 참여하는데 현저한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는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차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점자를 표기할 공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복지부측의 변명에 대해서는 "장애인복지카드의 목적 및 용도에 비춰보아 시각장애인이 장애인등록증을 구별하지 못해 이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이는 제도의 취지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며,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을 검토해볼 때 그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기술적인 가공을 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장애인등록증을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어 "그러한 개선 노력이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을 발생시킨다고 볼만한 사정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07년 12월말 현재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21만6,881명이며, 그 중 문자를 시각적인 방법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1~3급 시각장애인은 5만1,587명이다. 소장섭 기자 ( sojjang@able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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