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이 심정을 누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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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이 심정을 누가 알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은 고통, 말로 표현 못해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이은실 기자 / 2008-04-30 11:45:30]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모인 증언대회에서 ''''장애''''가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를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008 오픈웰 지난해 10월, 창원시 북면에서 두 명의 장애자녀를 양육하던 아버지 박진호씨가 아이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장애인 가족들의 자살 시도 사건은 언론에 노출된 것만 무려 15건. 장애자녀로 인한 사회적·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아까운 삶을 포기하고 있었다. 장애인 가족은 장애아의 출생 시점부터 상실감과 충격·부인·슬픔·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다. 처음에는 심각하지 않지만, 장애자녀가 성장하면 할수록 슬픔과 스트레스는 고조되고 결국 극단적인 방법까지 생각하게 된다. 또 장애인 가족은 장애어린이의 양육과 돌봄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감수해야 하며, 부부나 형제간의 갈등 등 가족구성원간의 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장애자녀의 건강과 교육, 재활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국가가 아닌 장애인 가족 모두가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더 큰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제공받지 못하거나, 서비스가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소외받고 있는 장애인 가족들은 그렇게 고통을 견디다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지적장애2급과 발달장애1급의 자녀를 두고 있는 대구의 심모씨는 교육비만 매달 150만원이 들어간다. 아이들의 교육비와 치료비 때문에 진 빚은 5,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 심씨는 “나라도 벌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며 살 수 있을지, 아이들이 클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커질 뿐”이라고 토로했다. 심씨는 이어 “정말 이 사회가 우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인지,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인지 이젠 겁이 나고 두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선진국의 경우 장애인 가족을 위해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장애인 가족을 위한 각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는 가족수당과 보호수당까지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장애인 가족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으며, 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원의 책임을 국가가 아닌 개인의 문제와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 함안의 최모씨는 의료사고로 인해 지제·지적장애를 중복으로 겪고 있는 최중증장애1급의 딸을 키우고 있다. 최씨는 “최중증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마 상상도 못할 것”이라며 “다른 가정처럼 아이를 데리고 여행도 하고 싶지만 나에겐 너무나 먼 얘기가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최씨는 부모다 없어도 혼자서 살 수 있는 세상, 도움이 필요할 때 국민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세상, 장애인 가족들이 자류롭게 일상을 즐기며 행복추구권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소망했다. 이렇게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절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 중인 ‘장애인복지발전5개년계획’이나, 새 정부의 각종 복지정책 등을 살펴보면 장애인 가족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어디에도 없다.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은 현재 정부를 상대로 ▲장애인 가족지원 실태조사 및 지원체계 구축 ▲장애인가족도우미 지원 제도 마련 ▲장애인 가족에 대한 사례관리서비스 실시 ▲장애인가족도우미·사례관리사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장애인도우미뱅크’ 설치·운영 ▲장애인 가족 역량 강화 지원체계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측은 “정부가 만약 고통받고 있는 장애인 가족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또 장애인 가족을 외면하는 허울뿐인 장애인 정책만을 남발한다면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부모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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