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장애인부모회 "장애인에 무관심한 모두가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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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회 "장애인에 무관심한 모두가 죄인" 장애 자녀 숨지게 한 아버지 재판에 앞서 기자회견 2008년 01월 16일 (수) 경남도민일보 윤유빈 기자 bini@idomin.com 지난해 10월 자신의 승용차에 불을 질러 정신·지체장애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존자동차방화치사)로 구속된 박모(40) 씨의 1차 재판을 하루 앞두고, 경남도장애인부모회(이하 장애인부모회)가 박 씨의 선처와 발달장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을 바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7년 10월 14·15·16일, 12월 7일 5면 보도> 장애인부모회는 15일 오전 11시 창원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속 회원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명을 발표, "천륜을 끊은 죄를 어떤 말로 변명할 수 있을 것이며, 중죄를 면할 수 있겠냐"고 전제한 뒤 "두 자녀의 중증장애로 꿈을 잃은 박 씨가 죽음이라는 길을 택하면서 아빠 없이 살아갈 자녀의 내일이 너무나도 걱정돼 저지른 일"이라고 운을 뗐다. 또 "결국 용서받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으나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픔 속에 살아가야 할 장애인 부모의 심정을 법이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장애인부모회는 "박 씨와 그 가정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가족의 비애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은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의 제도가 전무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지난해 창원시 북면에서 발생한 장애인 가족 차량폭발 사망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장애인 부모가 회견문을 읽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은상 기자 yes@idomin.com "장애아를 키우시는 모든 분께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저처럼 불행한 엄마가 나오지 않았으면…." 차량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두 아이의 어머니 강모(38) 씨가 15일 힘겹게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남편의 자살기도로 두 아이를 떠나 보내야 했던 그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울음은 순식간에 퍼졌다.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20여 명의 부모의 어깨가 똑같이 들썩였다. 그들은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강 씨를 위로했다. 강 씨는 자신을 죄인이라고 했다. 20여 명의 다른 부모 역시 고개를 떨궜다. 그들은 장애아를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과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경남도장애인부모회(이하 장애인부모회)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내모는 현실 속에서, 어느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죄인이라는 얘기다. ◇발달장애인의 고통 = 발달장애란 한마디로 신체 및 정신이 해당 나이만큼 발달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며, 지적장애·자폐성장애·중증뇌병변장애 등이 이에 속한다. 또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신체장애와는 달리 발달장애는 생물학적 혹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선천성인 경우가 많다. 경남도가 파악하고 있는 유형별 장애인 등록현황(2007년 3월 31일 현재)에 따르면 도내에는 2만 420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있다. 이 중 뇌병변이 1만 3500여 명, 지적장애가 1만여 명, 자폐성장애가 700여 명이다. 발달장애가 고통스러운 이유는 타인의 보호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비교적 재활이 용이한 신체장애와 달리, 이들은 평생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공적 보호망이 없다면 그 무거운 짐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이 된다.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을 수족처럼 부양해야 하는 만큼 이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차에 불을 질러 두 자녀를 숨지게 한 박모(40) 씨 역시 13년간 이러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자녀 모두 지적장애를 동반한 퇴행성 중증장애를 가진 연년생이었던 탓에 박 씨의 삶은 고단했다. 결국 사건 3일 전 다니던 가구업체에서 실직당한 박 씨는 아이들 양육문제로 괴로워하다가 동반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애인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박 씨의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다만 박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공적 보호망에 기댈 수 있었다면 참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애인부모회는 "박 씨의 행위는 천륜을 끊은 죄로 어떠한 말로도 변명할 수 없고, 중죄 또한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이는 박 씨의 개인적 잘못만이 아니라 이를 구제해 주지 못한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script s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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