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성폭력에 ''극약처방''...판결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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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최초 사건발생 8년, 경찰수사 2년6개월만에 내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첫 판결은 장애인 등 약자를 노린 파렴치한 범행에 대한 ''사회적 단죄''로 받아들여진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장애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보호해야할 사회적 지위가 있음에도 되레 어린 학생들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은 점 ▲파렴치하고도 중대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와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점 등을 실형 선고의 사유로 밝혔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장애를 지닌 점을 노려 심지어 학교 안에서도 상습적으로 성적으로 폭행하거나 추행한 점으로 비춰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는 양형 이유도 덧붙였다. 일벌백계식 판결에 피해자측은 곧바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본질이 허공을 맴돌며 진실이 잊혀져 가는 사이 비리를 폭로한 교사들은 징계를 받고, 가해자는 복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강자를 위한, 강자에 의한, 강자의 법''을 주장하던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도 사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민자 집행위원장은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이 장애 학생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노린 파렴치한 범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규남 인화학교 학부모회장(43.여)은 "''잘못을 저지른 어른들이 잘못한만큼 벌을 받도록 해주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고, 강복원 인화학교 총동문회장(49)도 "유전무죄식 판결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식돼 다행"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상심리 평가보고서와 장애정도, 사건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된 점과 성폭력 피해 학생 아버지의 고소행위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한 점도 판결의 의미 중 하나다. 수년째 파행을 겪고 있는 인화학교의 미래는 이에 따라 피고인측의 항소 여부와 별개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우선 학교 정상화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대책위측은 공익이사 임명과 교사채용의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 공립 특수학교인 선명.선광학교가 설립된 지 20년이 넘어 시설이 낡았고 학급 증설 및 인력 증원이 시급한 점 ▲통학 시간이 1시간 이상인 공립 특수학교 재학생이 40%에 달한 점 ▲교실부족으로 상당수 학생이 초미니 교실에서 수업중인 사실 등을 이유로 ''광주지역 첫 청각장애 전문 공립학교'' 신설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5년 5월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인화학교 사태는 대책위 구성과 교사 양심선언, 인권위 권고, 등교거부, 천막수업, 삼보일배 등으로 이어졌으나 성폭행 혐의자들의 ''법정 항변''이 계속되면서 3년째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이 사건은 그 중대성 때문에 교육 당국의 당면과제 중 하나이자 광주시와 민주노총간 5대 현안 중 하나로 다뤄지기도 했다. 송창헌기자 goodchang@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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