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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①] ‘배려의 기술’은 끝이 없어라
공원, 양로원, 요양원에서 휴식 같은 치료, 치유받는 휴식을 즐긴다
▣ 빈·도른비른·메르겐트하임=글 구둘래 기자anyone@hani.co.kr
오스트리아 빈, 화창하게 맑은 5월1일 노동절, 취재가 비어버렸다. 맞아줄 노동자가 없다. 전세계의 노동자가 쉬니 동양의 ‘이주노동자’도 예외 없이 쉰다. 그래도 취재 목적에 맞게 ‘재활’ 냄새가 나는 ‘쿠어파크 오버라’(Kurpark Oberlaa)를 찾았다. ‘쿠르’파크는 투르크파크? 터키인들이 공원에 많이 보인다. 유럽의 것으로는 한국과 가장 유사할 음식을 담은 도시락이 밥 때를 알리고 풀밭에서는 히잡을 쓴 여성이 사정없이 세게 공을 던진다. 그러고 보니, 도심에서 얼마 벗어나지 않았는데 걸어도 걸어도 풀밭이다. 어린아이들은 꺾은 꽃을 손에 쥐고 마음껏 달음박질한다. 갖가지 이름의 정원이 이어지고 작은 동물원까지 있다.
20분이 더 걸려 오리가 노는 호수에 도착했다. 저 멀리로 병원과 호텔이 보이니 여기가 공원의 끝이다. 86만㎡에 조성된 이 쿠어파크 오버라 말고도 빈에는 16개의 크고 작은 공원이 있다. 알레르기 정원이나 쿠어 정원이 모여 있으나 뭔가 치료한다는 ‘쿠어’파크란 이름은 거창해 보이는 게 사실. 하지만 ‘쿠어파크’가 은유로서는 그럴듯하다. 휴식 같은 ‘치료’. 날이 날인 만큼 이런 말도 어울리겠다. 노동절에 얻으려던 것이 여기 펼쳐져 있다. 치유받는 휴식을 즐겨라.
화장실과 방 사이 유리가 있는 이유
오스트리아 도른비른의 양로원(Pflegeheim Dornbirn)은 2005년 10월 신축된 ‘최신식’ 건물이다. 건물은 낡아가겠지만 건물 구석구석에는 영원히 최신식으로 머무를 배려가 숨어 있다. 믿음직하게 생긴 양로원의 행정관 마르틴 뫼서의 설명에 홀딱 넘어가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배려의 기술’로 지어진 건물의 비밀은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다. 건평 740㎡의 건물을 들어서면 있는 로비는 ‘품격 있는 호텔’에 산다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져 있다. 한쪽 벽을 덩굴이 타고 내려와 있는데 로비의 홀은 5층 건물의 지붕까지 이어져 하늘이 보인다. 가운데가 뻥 뚫린 구조가 층층이 이어지는 것인데,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모든 층의 노인들이 동네 한 바퀴를 돌듯이 운동할 수 있다. 2층에 11실, 3층부터 5층까지 각층 32실로 총 107개의 방이 있다. 아래층의 방 11개는 치매나 뇌졸중이 있는 노인들이 사용한다.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이 25㎡가 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방 크기가 그만큼이다. 건물의 내벽은 나무와 벽돌, 두 가지 재질로 꾸몄다. 노인들이 묵는 방은 나무로,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나 세탁실, 요리실, 간호사실 등은 벽돌로 꾸몄다. 노인들이 “나는 좋은 곳에 사는 사람, 너는 우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바닥재는 양탄자를 깔아 집 같은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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