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서울시에 보조금 지급 개선 권고
“법인시설·개인시설 보조금 지급 동등해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지난 18일 “서울특별시가 법인시설과 개인시설을 구분하여 개인시설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차별”이라며 “사회복지사업법에 책정된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서울특별시장에 권고했다.

서울특별시에서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진정인 이모씨(남·49)는 “사회복지사업법령에는 장애인주간보호 법인시설과 개인시설이 동등하게 보조금을 받도록 명시돼 있으나, 서울특별시는 법인시설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지난 10월경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서울특별시는 인권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서울시가 장애인복지시설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공익성·안전성을 위한 것으로 개인이 자비 혹은 수입에 의존하여 개인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다가 현시점에서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행위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또한 개인시설에 대한 운영비 지원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서울특별시의 질의문에 대해 “복지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으며, 시설의 재정운영은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 규칙 중 시설회계에 의하도록 명시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개인시설에 대해 지원이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복지사업법 제42조 및 동법시행령 제20조의 규정이 보조금 지급대상인 사회복지시설을 법인시설과 개인시설을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차별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

국가인권위는 “지난 97년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사회복지사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에게도 사회복지시설을 설치·운영토록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의 설치·운영의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도록 한점과 개인시설도 공익을 위해 설치된 시설인 점에 비추어보면 서울특별시의 주장은 차별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인권위는 “시설의 재정운영을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 규칙’에 의하도록 명시한 것은 현재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법인회계에 관한 규정일 뿐, 지급하지 말하는 규정이 될 수 없다”며 “시설의 투명성 확보는 시설회계에 의해 간접 담보할 수 있지만 행정처분과 벌칙 등으로 강력히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보조금 지급 차별을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는 “서울특별시장은 사회복지사업법과 장애인복지법의 보조금 지급 취지에 부합하도록 개인운영신고시설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기준 수립 및 시설평가 등의 조치를 통해 장애인 주간보호 개인운영신고시설에 대해서도 책정된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주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