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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못지킨다면…" 벼랑끝 몰린 발달장애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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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489회 작성일 14-03-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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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수습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3일 오전 광주 북구 모 아파트에서 아들의 발달장애를 고민하던 부부가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4살 아들 발달장애판정받자 일가족 자살…사회안전망 부족탓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남편 A(36)씨가 일을 간 사이 아내 B(34)씨는 장을 보러 가거나 아파트 1층에 잠시 택배를 찾으러 갈 때도 늘 아들 C(4)군을 안고 외출했다.

        이들 부부는 아들이 돌이 지나도 "엄마, 아빠"라는 말을 얼른 하지 못하고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자 병원에서 상담 및 놀이치료를 받았다.

        체격은 또래보다 컸고 스스로 많은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른의 말은 곧잘 따라했다.

        지난해 잠시 인근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에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심하게 불안해했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했지만 여태 집에서 엄마와만 생활해왔고 4∼5세 아이들 중에는 더러 있는 일이라 주변 사람들은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오랜 치료에도 큰 호전이 없어 고민하던 부부는 이번 주 초 병원으로부터 아들이 발달장애이니 장애등급을 신청해 복지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A씨는 회사에 며칠 휴가를 내고 아내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상의했고 아내는 부모님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A씨 일가족은 13일 아침 광주 북구 자택에서 연탄가스에 중독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자필로 남긴 4장 분량의 유서에서 "최선을 다해 치료했는데도 호전이 없어 힘들었다"며 "(병원으로부터) 치료가 잘 안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혼자 남을 아이를 걱정해 함께 떠나겠다는 내용과 다른 가족과 친척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세 가족이 찍힌 사진 한 장을 영정사진으로 써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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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하는 경찰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3일 오전 광주 북구 모 아파트에서 아들의 발달장애를 고민하던 부부가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에 대한 관심과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토 대장정에 나섰던 이진섭(50)씨는 A씨 부부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나 역시 아들 균도가 4살 무렵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을 때 충격을 받았고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당시 "아이가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산만한 모습도 보였지만 단순히 남보다 말이나 행동이 조금 늦는 거라고 믿고 2∼3살부터 병원에서 언어, 행동치료를 받았다. '우리 애는 안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좌절돼 집사람과 집에 와 펑펑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사회 적응이 어려운 발달 장애인들은 평생 부모가 돌봐주지 않으면 제대로 살기 어렵다는 불안감과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최근에는 일부 지원제도가 생겼지만 이씨의 경우 아들이 유치원 무렵부터 10여 년간 치료비와 특수 교육비로 매월 150만원씩 2억원을 자부담해야 했다.

        1∼3급 사이의 발달장애진단을 받게 되면 급수별로 최대 월 12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와 최대 월 21만6천원(일부 자부담)의 치료 바우처,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보호자 1명이 24시간 옆에 있어줘야 하고 특별치료가 요구돼 보호자들의 부담은 여전한 실정이다.

        언어나 청각치료는 물론 소근육 발달이 안 돼 젓가락질이나 연필 쥐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 미술, 수영 등 신체 감각에 자극을 주는 통합감각교육이 필요하다.

        특수 어린이집과 교육 기관이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그나마 대도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는 이씨는 특히 가족지원을 포함해 아이가 장애진단을 받게 되면 가족심리상담을 꼭 넣어 가족이 받는 충격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달장애란 발달 선별검사에서 해당 연령 정상 기대치보다 25% 뒤처져 있는 경우로 지적·자폐성 장애 및 이를 동반한 중복장애 등을 포함한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발달장애인은 19만163명에 이르며 가족을 포함하면 발달장애로 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는 인구는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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