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애인 부모들은 모두 죄인”
단식농성 참가 장애인 부모들의 결의문
기사작성일 : 2006-03-13 18: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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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김경애(오른쪽) 공동대표와 경북장애인교육권연대 김형중(왼쪽) 공동대표. <에이블뉴스> |
우리 장애인 부모들은 모두 죄인이다. 지난 세월 우리가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저 장애차별의 세상에 수많은 우리 아이들을 묻어야만 했다.
우리 장애인 부모의 손으로 이 장애차별을 끝내지 못한다면 이 니라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한을 씻지 못한다면 우리 장애인 부모들은 영원히 죄인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특수학급이 없어, 저 먼 거리의 학교에 우리 아이를 통학시키며 가슴 아파했던 지난 세월을 기억하는가?
콩나물 교실을 방불케 하는 교실에 방치되어 있는 내 아이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지난 세월을 기억하는가?
필요한 치료교육을 제때 제공해 주지 못하여, 전전긍긍했던 지난 세월을 기억하는가?
학교 졸업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올 수밖에 없는 이 야만의 장애인 교육 현실에 분노했던 지난 세월을 기억하는가?
2006년 3월 13일, 4백만 대한민국 장애인 부모들은 죄인의 얼굴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내 아이가, 그리고 우리 장애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마음껏 받아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내 아이가, 그리고 우리 장애아이들이 교육현장에서 차별받고 소외되지 않고, 동등한 교육 주체로서 권리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 아이가, 그리고 우리 장애아이들이 학교 졸업 후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건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화보]국가인권위원회 점거 단식농성 스케치
이제 우리 장애인 부모들은 차별과 억압으로 얼룩진 장애인 교육 현실을 우리가 바꿔내기 위해 나설 것이다.
허울뿐인 특수교육진흥법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과 전체교육예산 중 3%도 안 되는 예산으로 장애인 교육을 하겠다며 으스대는 정부 관료들과 장애인교육 현실을 전문가의 잣대로 들이대며, 현장의 아픔과 분노를 외면하고 있는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아무리 설쳐대도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저들이 전문가의 논리로 우리의 투쟁을 왜곡해도, 저들이 공권력을 투입해 우리를 짓밟을지라도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아무리 우리를 짓밟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창은 아무리 날카로워도 나와 내 아이의 한이 서려 있는 우리의 방패를 뚫지 못할 것이다.
허울 좋은 교육 관련법도 빈껍데기에 불과한 특수교육진흥법을 결코 살려보내지 말자!
특수교육진흥법이 폐기되고, 우리가 만든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승리할 것이다.
2006년 3월 13일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무기한 단식 농성 참가자 일동
에이블뉴스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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