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자료 마땅”
“정신적 고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

교통사고로 숨진 장애인에게 비장애인보다 낮은 위자료를 책정한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판결 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8부(부장판사 김종백)는 지난 1월 31일 교통사고로 숨진 손모씨의 부모가 S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원고측에 비장애인과 동일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3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손씨의 유족은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으나 손씨가 뇌병변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1심 재판부가 손씨의 위자료를 비장애인보다 50% 적게 책정하자 항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관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기 위해 지침을 통해 사망 시에는 위자료 5천만원, 상해 시에는 5천만원에 사고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곱한 금액으로 위자료를 정액화하고 있다”며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사고로 사망했는데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상해 사고의 지침을 적용, 위자료를 적게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헌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누구든 장애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그 정신적 고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데도, 일실수입(노동력 상실로 인한 손해액) 산정 시 노동능력 상실률을 감안한 것을 넘어 위자료에까지 이를 감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비장애인과 차별하는 부당한 행위” 라고 밝혔다.

신지은 기자